디테일에 자신없는 내용은 쓰지마라
본 포스팅은 낸시크래스 외 다수가 집필한 넷플릭스처럼쓴다 중
디테일에 자신없는 내용은 쓰지마라 편에서
시나리오 전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본 포스팅에 대한 본문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하단의 리뷰를 참조 부탁드립니다.
성실하게 사실을 조사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부터 조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른 작가의 작품이라면 자신의 작품만큼 관대한 마음을 품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 책이나 꺼낸 다음 어느 한 부분을 고른다.
각 단락을 주의 깊게 읽으면서 이야기 속 세계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도 적용될 법한 의견이나 사실을 따로 기록한다.
기록한 사항을 모두 조사를 통해 확인한다.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말을 타고 4시간 동안 100킬로미터를 달린다.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1850년대의 목장 주인이 울타리를 치기 위해 가시철조망을 구입한다.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어떤 경찰이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를 총으로 쏘아 차를 멈추게 만든다.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러한 행동이 ‘허용’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간단하게 말해서 확실치 않은 건 쓰지 마라.
독자들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말을 타고 4시간 동안 100킬로미터를 달린다.
말의 보법은 일반적으로 평보-속보-구보-습보의 4단계로 구분되며
평보(walk)는 말 그대로 그냥 걷는 속도로 110m/min(6.6km/h) 내외,
속보(trot)는 조금 빠르게 걷는 속도로 220m/min(13.2km/h) 내외,
구보(canter)는 본격적으로 달리는 속도로 320m/min(19.2km/h) 내외,
습보(gallop)는 전력질주를 의미하며 990m/min(59.4km/h) 내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말이 하루에 평균적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60km정도에 불과하다.
임잰왜란 당시 파발이 부산에서 서울까지 쉴새없이 달렸을 때 1일 최대 105km였다고 한다.
파발은 말을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보더라도
하루 종일 말을 타고 달렸을 때 100km정도 속보로 치면 7.5시간, 구보로 치면 5시간이다.
때문에 판타지세계에서 말틀타고 4시간동안 100km를 달렸다는 것은
말을 여러 마리 끌고 다니면서 갈아탔다면 가능하지만 말 한마리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말을 여러마리 끌고 다닌다거나 역참을 이용한다는 설정
혹은 판타지 세계에서는 말이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설정이 추가되어야 한다.
1850년대의 목장 주인이 울타리를 위해 가시철조망 구입
철조망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860년대 미국 중서부 지역이다.
당시 이 지역은 목축을 주로 하였는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과
자신의 영지를 구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게 되었다.
다만 당시의 철조망에는 가시가 없거나 가시덤불을 보조로 달아놓았는데,
양이 장미 넝쿨을 피해서 울타리를 넘어가는 상황이 많아
장미 넝쿨을 모방해 철삿줄 군데군데 철사를 꼬아 철조망을 제작한 것이 기원이다.
가시철조망은 1860년대 미국 중서부지역에서 개발 되었는데
처음에는 농장주들이 자체제작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이를 구입한다는 것은 어느정도 시장화가 되었다는 것이고 시장화가 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이 가시철조망의 존재를 알고 보편화 되었어야 한다.
때문에 1873년 조셉 글리든이 가시철사 생산기계 특허를 근거로 발명을 선언한 시점을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 및 판매의 기점으로 본다면
1850년대 목장 주인이 울타리를 위해 가시철조망을 구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시철조망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존재하였다 하더라도 구매할 수 없었다.)
경찰이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를 총으로 쏘아 멈추게 만든다
자동차를 멈추는 방법, 자동차의 운행을 정지시키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1.동력기관 : 자동차의 동력기관인 엔진 부분을 정지시키는 것
하지만 동력기관은 대부분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소총(권총)으로 정지시키기 어렵다.
2.주행장치 : 자동차의 주행장치인 바퀴를 손상시켜 스피드를 낼 수 없게 하는 것.
그러나 주행하는 자동차의 바퀴를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3.운전자 : 운전석의 앞유리나 운전자를 쏘는 것으로 정지시키는 것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며 운전석 유리만 깨더라도 주행을 방해하기 충분하다.
다시 바퀴를 총으로 쏘아 멈추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냐는 문제에서
권총 총알의 속도는 초속 300~400m, 시속으로 1250km/h로
자동차 시속과 상관없이 이론적으로 맞출 수는 있다.
하지만 권총의 유효사거리는 100m 내외이기 때문에
시속 50km 자동차가 약 7초만 이동한다면 유효사거리를 벗어난다.
또한 차량운전을 지그재로 하는 등 표적을 움직인다면
정확성은 더욱 떨어지기 때문에 적중확률은 더욱 떨어진다.
경찰 사격 평가 기준이 15m이고 스포츠 기준은 10, 25, 50m인 것을 감안하면
경찰이 달리는 차에 권총으로 사격하여 명중할 확률은
1) 주행중인 차량이 속도를 급격히 줄일 때
2) 주행중인 차량이 우연치 않게 내 앞에서 방향을 전환할 때
3) 주행중인 차량이 앞에서 일직선으로 7초 동안 주행할 때
이런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명중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평가할 수 있다.
드러나지 않는 디테일도 파악해야 한다
본 포스팅은 낸시크래스 외 다수가 집필한 넷플릭스처럼쓴다 중
드러나지 않는 디테일도 파악해야한다 편에서 실전연습을 실행하면서
시나리오 전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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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날
평범한 날
아무 사건도 없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인물은 무엇을 하는가?
생계를 꾸리기 위해 무슨 일을 하며 일터에서의 일과는 어떤 식으로 꾸려지는가?
별생각 없이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들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물이 어떤 사건에 휘말려 평범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이야기의 경우,
이 연습은 인물의 배경을 채워 넣는 데 특히 유용하다.
아무 사건도 없는 평범한 일상속 공대생은 수업을 듣는다.
그의 평범한 하루는 이렇게 구성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샤워를 한다.
옷은 어제 입었던 옷이나 과잠이나 동아리티를 입고
바지는 매일 입는 청바지를 입고 학교에 간다.
수업을 듣는다. 수업시간에 존다. 친구들와 자판기 커피를 마신다.
과제를 한다. 가끔 아니 자주 친구들과 호프집에 가서 맥주를 마신다.
그는 생계를 위해서 단기알바를 하거나 과외를 한다.
봉사동아리에 들어오면서 과외는 그만두었다.
별생각없이 매일 첫교시가 끝나면 담배타임하는 친구들과
자판기 커피를 마신다. 담배를 피지는 않지만 그냥 그렇게 함께한다.
점심은 언제나 가장 싼 학식을 먹고 정말이지 가끔
동아리원들 특히 여자애들과 함께 먹을 땐 학교 밖으로 나가서 먹는다.
특별한 날
하루의 휴가
단 하루만이라도 인물에게 자유가 주어진다면 그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그는 어떤 식으로 재미와 휴식을 즐기는가?
일을 하지 않을 때, 아무도 그에게 의지하지 않을 때 인물은 무엇을 하는가?
그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사치스러운 저녁의 여흥은 무엇이며,
그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인물이 용기 있게 도전할 법한 일은 무엇인가?
이 연습은 인물의 직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특히 유용하다.
갑작스러운 긴 공강이 생길 때 그가 가는 공간은 여의도 한강 공원이다.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그는 양복을 빼입고 일하러가는 직장인들이나
점심시간에 빠져나와 점심을 먹으로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멋지다.
단순히 돈을 벌어서가 아니라 저 자리까지 가려고 성실하게 임했을
그들의 인생을 존경하고 나도 열심히 살면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느껴져서다.
학생인 그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사치스러운 저녁은
고급바에 가서 양주에 비싼 안주를 먹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전에 한 선배가 와서 데리고 가준 적이 있었는데
맨날 냉동삼겹살만 먹는 그들에게는 그곳이 천상계 수준의 느낌 이었다.
그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공부하는 것이다.
특별히 부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사치스러운 일을 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군대가기전 친구들과 목표로 삼은 유럽여행은
정말 딱 한번만이라도 가보고 싶다.
그가 용기있게 도전하고 싶은 일은 고백하는 것이다.
공부는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고 여행은 돈을 모으면 되는 것이고
알바를 하면서 쿠사리 먹는 것은 참으면 되는 것이지만
고백을 했다가 거절당해서 쪽팔린 것은
도저히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미적거리고만 있다.
왜냐하면 그는 생존이 아닌 사치에는 그렇게 익숙치 않은 인물이라 그렇다.
사랑과 고백은 그에게 사치 쪽에 가깝다.
마무리
평범한 날과 특별한 날로 나누어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적다보니
캐릭터가 가진 특성과 이후 변화의 바탕이 되는 배경이 정립되었습니다.
평범한 날이 없다면 특별한 날은 특별한 날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 실습을 통해서 평범한 날로 그림의 배경을 칠하고
특별한 날로 주요 요소들을 그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점점 더 그림이 아니 글이 완성되가는 건 저만의 느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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