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
본 포스팅은 낸시크래스 외 다수가 집필한 넷플릭스처럼쓴다에서 실전연습을 실행하면서
시나리오 전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본 포스팅에 대한 본문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하단의 리뷰를 참조 부탁드립니다.
실전연습
이번 연습법은 타임어택 연습법입니다.
처음 연습할 때는 각 부분마다 타이머를 3분으로 맞추고 시작과 동시에 글을 씁니다.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 절대 멈추지 않습니다.
전혀 말도 되지 않는 문장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해도 그것을 씁니다.
머리 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그대로 흘러나오게하면서
주제에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씁니다.
특정 시대와 장소를 묘사 (3분)
특정 시대와 장소의 건물이나 실내 모습을 묘사한다.
그곳은 익숙한 지구일 수도, 지구의 변주일 수도,
다른 행성일 수도, 환상의 세계일 수도 있다.
그 장소가 어디인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 대신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습을 중요한 디테일이든,
사소한 디테일이든 가리지 않고 묘사한다.
상상을 통해 그 방 안에서 보고 느끼고 냄새 맡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려고 노력하라. 그곳이 우주의 어디에 있는지는 상관 없다.
2000년대 초반, 서울 시내 대학교 동아리방,
낡은 쇼파와 컴퓨터 책상이 있고 어떤 사람이 컴퓨터로 검색 중이다.
다른 3명 정도 사람들이 쇼파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책장에는 전공서적들이 연도별로 꽂혀있으며
각종 레포트와 프린트들도 간혹 보인다.
작은 거울과 생필품들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으며 쓰레기 통이 있다.
쇼파에서 밤새워 레포트를 작성 한 듯한 친구가 담요를 덮고 자고 있다.
각종 동아리 홍보용 포스터가 연도별로 행사별로 벽면에 붙어있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컴퓨터랑 연결되어 있어서 듣고 싶은 노래를
노래가 동아리 방에 가득 퍼지고 있다.
인물에 대한 묘사 (3분)
다시 3분 동안 방금 묘사한 방 안의 인물을 묘사한다.
자신이 흥미롭게 느끼는 인물로 만든다.
특정한 배경에서 비롯된 특징을 지니면서도 그 자신만의 고유한 특색을 지니도록 한다.
공대생, 뿔테안경, 더벅머리에 동아리 티셔츠, 청바지를 입고 담요를 덮은채
동아리 쇼파에 누워서 자고 있다.
동아리 책상에는 그가 밤새 공부한 듯한 전공서적과 레포트가 흩뿌려져 있고
컴퓨터에는 그가 작성한 과제가 띄어져 있다.
친구들이 아침에 동아리방에 들어오자 눈을 부비며 일어나서 화장실에가서 양치한다.
친구들과 인사를 하며 동아리의 터줏대감처럼 물건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그렇게 바쁜 아침 친구들의 수업준비를 도와준 후 자신의 전공서적을 챙겨서
첫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향한다.
동아리 방을 떠나기 전 자신이 이용한 컴퓨터와 책상을 정리하고
친구들이 들어와서 들었으면 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향한다.
그리고 오늘 점심도 화이트보드에 적어놓는다.
OO 같이 먹을 사람 12시 동방.
인물과 대화하기 (3분)
인물에게 말을 건다. 그 인물이 아는 사람에 대한 잡담에서 시작해
말을 늘어놓게 만든 다음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지켜보라.
야 같이가 같이가, 좀 만 기다려줘.
한 친구가 동아리방을 나서려는 찰나 들어와서 기다려달라고 말한다.
아 늦었어 빨리 챙겨.
야, 어제 나눠준 레포트랑 챙겼냐?
어 네 것도 챙겼어. 문자하려고 했어.
오케이 빨리가자 늦었다.
늦은 친구와 함께 헐레벌떡 공학관까지 뛰어갔다.
친구와 함께 아침공기, 그리고 약간의 운동과 땀냄새까지
그냥 즐거웠다. 이런 긴장감까지도 말이다.
야, 그런데 너 어제 밤새서 뭐했어? 과제 별로 없었잖아?
아? 뭐 궁금한게 있어서 그거까지 공부하다 보니까
새벽까지 있게되서 그냥 동아리방에서 잤어.
뭐가 궁금했는데? 또 그거?
쉿, 어디서 말했다간 죽는다. 그냥 모른척 해라.
열남 나셨네. 나셨어. 좋을 때다. 아주 사랑의 계절이야.
조용히 하라고! 내가 원래 관심있던 거라 그런거야.
참도 그렇겠다.
그렇게 교실로 가는 그 짧은 시간에도 쉴새없이 떠드는
그냥 그런 대화만으로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날들이었다.
문제 소개하기 (3분)
이제 대화의 핵심으로 들어갈 차례다.
인물이 늘어놓는 잡담 뒤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를 소개하라.
특수한 배경에서 비롯될 법한 어떤 문제,
21세기의 삶에서는 독자가 절대 접하지 못할 문제를 소개하라.
하지만 그 문제에는 어떤 식으로든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구석이 있어야만 한다.
이야기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그 골치 아픈 문제는 과연 무엇인가?
사실 어젯 밤 과제는 미뤄둔채 그녀가 궁금해한 것을 공부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라니, 공대생인 내가 그것에 대해 알리가 만무했다.
그래도 어쩌랴. 아는 척은 그렇게 해뒀으니 쪽팔려서 어쩔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공부해서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면 그녀가 고맙다고 하겠지?
동아리 친구인 OO의 도움을 빌려서 대충 내용을 파악한 다음에
필요한 책 몇권과 레포트를 빌려서 미친듯이 읽었다.
하나도 이해가 안갔지만 기필고 생각해내리란 다짐으로 밤새워 읽었다.
아,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학생들이 쓴 레포트를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OO한테도 쓴 레포트 있거나 자료있으면 빌려달라고 하고선
그걸 토대로 정리해나가니 그럴싸한 자료가 되었다.
그걸 다시 이리 저리 분배해서 그냥 인터넷에서 몇번 찾은 것처럼
그렇게 많이 정성을 기울이지 않은 것처럼 꾸민 뒤 그녀에게 보냈다.
그 때 말한 그 과제 다했어? 인터넷에서 몇개 생각나는 거 있어서 보낸다.
내가 생각해도 개 쿨하고 멋지다.
마무리
저도 한번 타임어택으로 연습해보니 정말 효과가 좋습니다.
시간제한이 있다고 생각하니깐 어떻게든 글을 쓸려고
두뇌를 풀파워로 사용하는 느낌도 들고 말이죠.
만약 지금 컴퓨터 앞에서 혹은 노트를 꺼내놓고 무엇인가를 쓰려고 하는데
무엇을 써야할지 생각이 안나서 고민이시라면 타임어택 연습법으로
그 첫 물꼬를 터보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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