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
- 아이유
- 앨범
- Palette
- 발매일
- 1970.01.01
잊혀질 권리와 잊을 권리
오래 기다릴게 반드시 너를 찾을게
오랜만에 아이유의 이름에게라는 곡을 들었다.
들을 때마다 새로운 영감과 해석을 주는 곡이기에 좋아한다.
이번에 내 마음을 꿰뚫은 가사는
[오래 기다릴게 반드시 너를 찾을게]라는 가사였다.
그 이유는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기사 때문이었다.
아동 실종에 관한 기사였는데 [잊을 권리]라는 것이 내 맘을 울렸다.
그리고 멈춘 시간 속의 기억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종종 잊혀질 권리라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과거의 디지털 흔적을 삭제하고, 부적절한 정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당한 피해를 막는 권리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 기사를 통해 처음으로 접한 잊을 권리라는 단어는
조금 다른 차원의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 권리는 단순히 흔적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잊지 못함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잊을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멈춘 시간 속 부모들
아동 실종 사건을 다룬 기사를 읽으며 이 단어의 의미가 선명해졌습니다.
실종된 아이를 찾는 부모들의 시간은 실종된 날에 멈춥니다.
변해가는 현실 속에서도, 부모는 변하지 않는 기억 속 아이의 모습을 붙들고 살아갑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언젠가 돌아왔을 때 부모가 그 아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왜 나를 찾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는 죄책감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실종 사건은 단순히 범죄적 측면을 넘어,
피해자와 가족의 마음을 가장 깊이 고통스럽게 만드는 사건이 됩니다.
기사를 통해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실종된 아이의 부모가 종종
실종 당시 아이의 모습을 포스터에 남겨둔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부모와 아이가 노인이 되더라도, 그들의 기억 속 아이는
여전히 8살 모습에 머물러 있습니다.
변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대신, 멈춘 시간 속에서 희미해지지 않을 희망과 기억을 붙드는 것이죠.
기억과 권리의 충돌
이 대목에서 "잊혀질 권리"와 "잊을 권리"가 교차됩니다.
잊혀질 권리는 우리가 불필요하거나 유해한 과거의 흔적을 지울 수 있는 권리입니다.
반면, 잊을 권리는 우리가 과거의 고통을 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 두 권리는 각각 다른 상황에서 인간의 마음과 삶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아동 실종 사건의 부모들에게는 잊혀질 권리보다는 잊을 권리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실종된 아이를 끝없이 기억하며 살아가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지 모르지만,
마음속 짐을 내려놓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영역도 중요합니다.
결론 : 오래 기다릴게, 반드시 너를 찾을게
아이유의 곡 이름에게에 나오는 가사, 오래 기다릴게, 반드시 너를 찾을게는
실종된 아이의 부모가 품고 있는 희망과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은 때로 고통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잊혀질 권리'와 '잊을 권리'를 생각하며
실종 아동의 부모들이 느끼는 고통에 연대했으면 합니다.
실종 아동들이 하루 빨리 돌아오길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