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선택과 책임이다.
삶의 모든 여정이 선택과 책임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아는 것 만으로는 두려움을 이겨내기엔 충분치 못한 가보다.
여전히 선택의 상황은 나에게 두려움을 준다.
이것이 옳음 선택일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일까? 했다가 후회하면 어떡하지? 만약에 이런 생각을 친구가 내게 말하면서 조언을 해 달라 한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해줄까?
고민하는 걸 보니 하지 않는 게 맞다
맞다. 고민하는 걸 보면 그 만큼 간절하지도 원하지도 않는 것이고 그런 일을 시작해서 후회 없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쉬운 답이 있는 선택을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친구는 내 조언을 듣고 이렇게 다시 물어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죄책감이 들고 내가 도망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망설여진다고. 그리고 계속 이렇게 도망치다가 자신의 인생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두렵다고 말이다.
그럴 수 있지. 암 그럴 수 있어.
나는 친구가 답답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생이라고 부르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한정적이다.
그리고 그 한정적인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않더라도 비효율적으로 쓰기 싫은 것은 나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친구에게 내 옛날 이야기를 해주었다.
미움 받을 용기라는 말 알아?
나는 오래 전 이성으로부터 고백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 같은 놈에게 누군가 고백을 하다니 참 세상을 다양하게 만들어 준 신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나는 형편없고 구리고 못났는데 그런 내가 좋다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줄이야.
그래서 나는 고민을 했다. 그 사람에게 나의 실체를 밝히고 거절을 할 것인지 아니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사귈지 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사귀기로 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내 선택에 후회하기 시작했고 그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이별을 고했다. 사실 누가 들으면 사귀었다고 보기도 힘들지만 어쨌든 나는 그 사람의 소중한 마음을 함부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 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실패라는 착각
나는 그때 깨달은 것이 있었다. 잘못에 대한 빠른 인정과 사과는 비록 쓰리지만 결국 옳은 결정이었다는 사실이다.
다행히도 나는 어리석지만 악한 사람은 아니었다. 다행히도 나는 못났지만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 사실 만으로도 정말 옳은 결정이었다.
만약 내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관계를 끌다가 헤어졌다면 어땠을까? 나는 실패라는 착각 속에 갇혀 혼자 쉐도우 복싱을 하다 결국 나도 상대도 상처 입히고 말았을 것이다.
실패가 아니다 경험이다. 그리고 그 실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리 비싼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단, 당신이 잘못을 빨리 인정하고 수용한다면 말이다.
그럼 해봐야겠네.
너무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친구가 말한 해봐야겠다는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무엇인가를 시도했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다른 것보다 흥미가 갔거나 해보고 싶었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의 선택은 비록 잘못된 선택이었다 해도 틀린 것은 절대 아니다.
아니 잘못된 선택 자체가 없는 지도 모른다. 그저 하나를 선택하고 다시 돌아와서 나머지도 선택하면 된다. 고민의 시간을 다시 돌아와 다음 선택지도 시도하는 데 써보길 바라며 그렇게 말을 끝마쳤다.
수능을 끝내고 대학교 지원을 할 때, 연인과 헤어지고 과거를 후회할 때, 퇴사를 하고 이직이 어려울 때 우리는 누구나 과거의 선택을 후회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후회는 새로운 선택을 망설이게 만든다. 하지만 나는 똑똑히 기억한다.
과거의 선택을 할 때 나는 그 선택이 맞다고 확신했거나 아니면 고민을 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단 사실을 말이다.
그 선택이 혹은 어린 마음에 아니면 호승심에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것이 당신이다. 당신이 내린 선택은 당신이었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오늘 만약 당신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하루만 고민해보고 선택을 하기 바란다.